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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지방이주 청년의 정주지속을 위한 청년활동공간 조성방안

  • No.245
  • 작성일 2022.05.13
  • 조회수 96766
  • 장민영 부연구위원
  • 임보영 부연구위원
  • 송윤정 연구원
  • 윤주선 부연구위원

* 이 글은 장민영 외. (2021). 지방이주 청년의 정주지속을 위한 청년활동공간 조성방안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중 일부 내용을 정리하여 작성함

“소멸위기 지방도시에서는 지역의 핵심 인적자본인 청년인구를 유입시키기 위해 앞다투어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인구 유입책은 청년들이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며, 청년의 이주와 정착을 위해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일련의 과정으로서 지방이주를 바라보아야 한다. 지방이주 청년의 정주지속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의 청년활동공간 조성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소멸위기 지방도시의 청년 찾기

최근 5년간 지방도시의 청년 약 34만 명이 양질의 일자리와 교육기회, 풍부한 여가문화생활을 좇아 수도권으로 이동하였다. 이는 청년인구 전체 이동량의 91%에 달하는 수치로 지방도시의청년인구 유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구 5만 미만의 군 지역에서는 청년인구 감소율이 대도시나 수도권에 비해 5배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지방소멸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처럼 청년인구 감소 충격이 큰 소멸위험지역에서는 청년인구 확보를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지방도시의 청년정책은 인구 늘리기에 주력하면서 출산장려금이나 귀농정착자금 등 각종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일자리 확보 측면에 집중되어 왔다. 이러한 지원방식은 MZ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세대의 성향이나 지역별 특징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오히려 청년들의 지역사회 편입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고, 지원이 종료된 후 청년들이 지역에 계속 머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한국은행 강원본부, 2021; 박진경 외, 2020).

지방이주는 청년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지역의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 과정이다. 이주청년이 지역에서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거주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자신들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생활기반 마련이 중요하다. 즉, 커뮤니티나 일자리 등 청년들의 사회경제적 기반 구축과 함께 지역살이의 물리적 기반이 되는 청년활동공간을 전략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박진경 외, 2020; 엄창옥 외, 2018).

 

청년의 이주와 정착, 청년들이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부터

「청년 기본 조례」, 「청년지원 조례」 등 청년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청년들을 위한 공간 조성 사례도 전국 각지에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청년기본법」 제정으로 더욱 확대되고 있으나, 청년인구의 정착을 모색해야 하는 지역의 청년정책은 수도권이나 대도시와 같이 청년인구의 순 유입이 발생하는 지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이상림, 2020). 청년의 이주와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청년의 지방이주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생기거나 대안적 로컬 라이프 스타일을 위해 시작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스마트 워크, 리모트 워크 등의 업무방식이 확산되고 있고 거주방식도 다변화되면서 지방이주 흐름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청년세대의 생활방식과 문화를 반영하고 지방이주 과정에서 나타나는 청년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과 역할의 청년활동공간 조성이 필요하다.

 

청년의 지역살이 기반이 되는 청년활동공간 사례

청년들의 지역생활과 활동기반의 인프라로서 청년활동공간은 도입기능에 따라 거주공간, 업무·창업공간, 커뮤니티공간, 지원공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거주공간은 지방이주와 정착을 위해 기본전제가 되는 필수공간으로 단기 체류할 수 있는 임시 주거부터 중장기 거주할 수 있는 안정적 정주공간까지 지방이주의 단계에 따라 다양한 수요가 발생한다.

게스트하우스나 레지던시 등의 임시주거는 외지청년을 대상으로 지역탐색 기회를 제공하거나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의 운영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천군의 커뮤니티호텔H, 공주시의 버드나무빌, 목포시의 보양빌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에서 창업을 하거나 일자리를 구한 청년들이 보다 장기적으로 지역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주공간으로는 완주군의 청년셰어하우스인 웰메이드하우스나 의성군의 청년주거단지 사례를 볼 수 있다.



업무·창업공간은 사무공간, 작업공간, 판매공간 등으로 청년의 이주 및 정착을 유도하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다. 개별 업무나 회의를 할 수 있는 사무공간이자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있는 공간(공주시 업스테어스, 강릉시 파도살롱), 예비창업자의 창작활동이나 시제품 제작을 해볼 수 있는 작업공간(목포시 뚝딱뚝딱), 지역 내 비즈니스 발굴과 프로젝트 기획의 실험을 해볼 수 있는 팝업/실험공간(공주시 크림, 마주안)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커뮤니티공간은 이주청년 간 정보 교류, 지역주민과 만남을 위한 장으로서 청년과 지역사회를 이어주는 매개역할을 하고 있다. 공유부엌이나 라운지 등의 교류공간부터 도서관이나 공연·전시실 등 청년들의 주체적인 문화 활동을 위한 공간들이 이에 해당한다.

완주군의 림보책방은 이주청년이 운영하는 책방으로 청년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 운영공간이기도 하면서 지역주민들과 이주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공주시의 반죽동 247은 지역으로 유턴한 청년이 운영하는 카페이나 지역 내 소모임이나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주민 소통 공간이나 마을 안내소 기능도 하고 있다.




지원공간은 청년들을 지역과 연계하고 각종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창구로서 지방이주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청년들의 수요가 높은 공간이다. 청년들에게 지역자원이나 일자리, 청년정책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공간이자 상담창구의 역할을 하는 공간으로 지역마다 조성되고 있는 청년센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밖에 지원공간 기능이 업무·창업공간, 커뮤니티공간과 결합된 공주의 업스테어스나 완주의 비빌언덕 중개사무소 등의 사례가 있다. 이러한 공간은 지역 내 주요 거점공간이 되기도 하고 청년들이 다양한 지역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방도시의 청년활동공간은 다양한 기능이 복합된 공간으로 조성되기도 하며 도보권의 마을 내 여러 공간들이 군집을 이루기도 한다. 청년들은 마을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주민이나 동료를 만나거나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하고, 지역으로 이주한 청년들은 마을 안에서 카페, 베이커리, 책방, 음식점 등 창업공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에 새로운 인구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지역 활력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공주시 중학동 일대에서는 감영길을 중심으로 다양한 청년활동공간들이 조성되어 있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주민·이주청년·문화예술단체 등이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을 하거나 협업 프로젝트를 발굴하면서 느슨한 연대 속에서 동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이주청년과 지역주민 간 커뮤니티 형성, 지역기반 비즈니스 모델 확장 등 청년의 이주와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청년의 지방이주 과정을 지원하는 ‘지방이주 지원 플랫폼’

지방도시의 청년인구 유입책은 이주 및 정착에 대한 지원을 넘어서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년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역의 매력적인 요인을 발굴하고 지방이주 단계별 특성을 고려한 청년활동공간 마련과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을 자주 왕래하거나 지역 내 활동과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인구’는 장래 정주인구로 이어질 수 있어 관계인구 확보를 위한 지방이주 초기단계의 지원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지역에 연고가 없고 생활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이주청년이나 방문청년들을 위해 임시주거, 사무공간, 작업공간, 교류공간, 관계안내소 등 여러 기능이 복합된 거점공간으로서 ‘지방이주 지원 플랫폼’을 조성할 수 있다. 플랫폼에서는 지방이주 준비과정이나 이주절차 안내, 지원정책 정보 제공, 교육 및 상담 등의 중간지원기능도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실례로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서는 사무실, 공유부엌, 교육장, 원룸형 숙소 등 다양한 기능이 도입된 ‘로컬베이스캠프’를 조성하였다. 이 공간에서는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사업이나 지역살이를 지원하는 교육, 지역탐색 단기 거주 지원 등의 프로그램 운영하여 청년의 안정적 기반 마련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방이주를 응원하는 민간주체의 창의적 플랫폼과 서비스

지역살이 프로그램이나 지역경험, 지역정착 등을 지원하는 공공정책의 증가와 함께 민간영역에서도 다양한 움직임과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앞당긴 라이프 스타일 변화는 지방이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민간 활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민간임의단체인 ‘교토이주계획(京都移住計画)’, 잡지매체인 ‘TURNS’ 등 민간영역에서 지방이주를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이들은 이주자를 위한 지역정보 제공, 이주자와 지역을 연결하는 공간 운영, 지역기반 비즈니스 참여 지원 등 여러 분야의 활동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민간주체의 창의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홍보 활동을 다채롭게 만들어나가는 것 또한 지방이주 청년의 정주지속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 장민영, 임보영, 송윤정, 윤주선. (2021). 지방이주 청년의 정주지속을 위한 청년활동공간 조성방안 연구. 건축공간연구원.
  • 박진경, 김도형. (2020). 인구감소대응 지방자치단체 청년유입 및 정착정책 추진방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 엄창옥, 노광욱, 박상우, 히구치 요시오, 오오타 소우이치, 이영준. (2018). 청년의 귀환. 서울: 박영사.
  • 이상림. (2020). 청년인구 이동에 따른 수도권 집중과 지방 인구 위기. 보건복지 ISSUE & FOCUS.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한국은행 강원본부. (2021.7.). 최근 강원지역 인구이동 및 인구구조 변화 분석.
  • 田村篤史. (2021). 日本の地方創生, 京都移住計の事例. AURI 세미나 발제자료.
  • 京都移住計, https://kyoto-iju.com/living (검색일: 2022.3.13.)
  • TURNS, https://turns.jp/newmagazine/turns-vol-49-2021-12 (검색일: 202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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