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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밀집지역 거주민들의 공간 이용 행태 및 범죄 피해 두려움에 대한 인식
- No.279
- 작성일 2024.06.11
- 조회수 1900256
- 임보영 부연구위원
- 허재석 연구원
* 이 글은 임보영 외. (2023). 외국인 밀집지역의 근린환경 실태 분석: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관점에서.
국내 체류 외국인이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밀집지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밀집지역은 다양한 문화가 섞이는 과정에서 긴장과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공간이며, 이로 인해 거주 내외국인들의 범죄 불안감 또한 높은 곳이다.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 불안감 해소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서 내외국인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가장 미시적인 공간 단위에서 이들의 공간 이용 행태 및 인식 진단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외국인 밀집지역 거주민들의 공간 이용 행태와 범죄 피해 두려움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간적 측면에서의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급증하는 외국인 인구와 외국인 밀집 지역의 확대
2007년도 우리나라 거주 외국인 수는 불과 72만 2,686명이었으나, 2009년도 110만 6,884명으로 100만 명을 돌파하였고, 2018년도에는 205만 4,621명으로 200만 명을 넘어섰다. 가장 최근인 2022년 외국인 수는 225만 8,248명, 우리나라 총인구의 4.37%를 차지하는 규모로 증가하였다(행정안전부, 2023).
외국인들은 그들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특정 지역에 동일 국가 출신자들이 밀집 거주하는 특성을 보인다(박세훈, 2009, p.35). 과거에는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안산시와 같은 수도권 도시를 중심으로 외국인 밀집지역이 나타났으나, 최근에는 유학생·결혼이민자·외국인노동자 증가로 비수도권 도시,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밀집지역이 확대되고 있다.1)
생활공간별 외국인 밀집지역 거주 내외국인들의 행태 및 인식에 대한 비교 분석 필요
외국인 밀집지역은 이질적인 문화가 섞이고 접촉하는 과정에서 거주민 간의 긴장과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많은 선행연구에서 내국인 범죄 발생률에 비해 외국인의 범죄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지 않다는 점을 밝혔으나, 여전히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으며 내국인과 외국인의 행태적·정서적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 두려움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거주 내외국인들의 주요 생활공간별 이용 행태와 각 공간에서의 두려움, 만족도 등 인식에 대한 조사 및 분석을 통해 내국인과 외국인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자 한다.
내외국인 행태 및 인식 설문조사의 개요
• 외국인 밀집지역 대표 사례 3개소 선정
설문조사에서는 수도권 외국인 밀집지역뿐만 아니라 지방 도시의 외국인 밀집지역을 공간적 범위로 설정하였다. 외국인 밀집지역 사례 선정을 위해 총 4단계 과정을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①서울 관악구 신사동 일원, ②경남 김해시 동상동 일원, ③충북 음성군 대소면 일원을 선정하였다.
• 외국인 밀집지역 거주 내외국인 5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실시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하여 리서치 전문기관에 위탁하여 온라인 및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총 표본 수는 515명으로 내국인 298명, 외국인 217명이다. 내국인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기간은 2023년 9월 22일부터 10월 14일까지였으며, 외국인 대상 일대일 면접 설문조사는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하였다.
특기할 사항은 사례 지역별로 외국인의 체류 형태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관악구 신사동 일원 거주 외국인은 대부분 가족과 동거 목적으로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 동상동 일원 거주 외국인은 가족과 동거 목적이 1.4%에 불과하였고, 취업 목적이 과반을 차지하였으며, 유학(20.0%)이나 국제결혼(17.1%)을 통해 체류하는 외국인도 일부 있었다. 음성군 대소면 일원 거주 외국인 대부분(70.4%)은 취업을 목적으로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제결혼(28.2%), 유학(6.5%), 가족과의 동거(1.4%) 순으로 나타났다.
• 내외국인들의 이용 행태 및 인식 조사 항목의 구성
조사 항목은 이경훈(1998)에서 제시한 범죄의 두려움과 환경 특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기반으로 도출하였다. 이경훈(1998)은 범죄의 두려움을 객관적 환경 특성과 개인/집단 특성 간의 상호작용에 따른 인지 과정을 거친 정서적인 반응으로 정의하였다.
자극(Stimli)과 관련한 설문항목으로 내외국인의 개인 특성과 공간별 행태 특성을, 인지(Cognition)는 지역의 사회적 유대감 및 커뮤니티 형성 정도(비공식적 사회통제)와 인지된 지역 특성, 범죄 피해 심각성 및 가능성 등을 조사하였으며, 반응(Response)과 관련된 설문항목으로 생활공간별 심리적 안정감, 범죄 피해 두려움을 조사하였다.
생활공간별 내외국인의 이용 행태 비교 분석
주요 생활공간에 대한 이용 행태는 지역별 내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분석하였다. 주요 공간 이용 시간대는 심야(밤 0시부터 오전 9시) 및 저녁 시간대(오후 6시부터 밤 12시), 일상활동 시간대(오전 9시부터 낮 12시,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로 구분하였고, 시간대별 주로 이용한 공간은 최대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분석 결과 그래프는 외국인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으며, 외국인의 주중과 주말 차이를 막대그래프로 비교하였고, 꺾은선 그래프는 주중 및 주말 시간대별 외국인과 내국인의 차이 값이다. 꺾은선 그래프의 값이 양수 값이면 해당 시간대에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해당 공간의 이용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 주거공간 이용 행태
관악구는 일상활동을 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 주중 주거공간에서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머무르지만, 주말에는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주거공간 이외의 공간에서 더 많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와 음성군은 일상활동을 하는 시간대에 외국인이 주거공간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내국인보다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소비공간 이용 행태
관악구 외국인은 주중 일상활동 시간대 내국인보다 소비공간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높았으나, 오후 6시 이후 주중 및 주말에는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소비공간에서 활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 외국인은 주중에 비해 주말 일상활동 시간에 소비공간에서 활동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음성군은 외국인은 주중에 내국인보다 소비공간에서 활동 비율이 낮았고, 주말에 소비공간에서 활동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여가공간 이용 행태
관악구는 주중 낮 시간 외국인의 여가활동이 높았으며, 김해시는 주중 및 주말 모두 낮 시간대에 높고, 다른 지역과 달리 주말 저녁 시간대에도 여가공간에서 활동 비율이 내국인보다 높았다. 음성군은 주말 오전 및 낮 시간대의 외국인 여가활동 비율이 높았다.
• 노동/업무공간 이용 행태
관악구는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주중에 더 활발히 활동하였으며 관악구 외국인은 주중보다 주말에 노동 및 업무공간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높았다. 음성군의 외국인은 주중 및 주말 모두 노동/업무공간에서 활동이 내국인보다 높았다.
• 공공 및 가로공간 이용 행태
공공 및 가로공간의 이용 행태는 다른 주요 공간보다 내외국인 간, 지역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관악구 외국인은 주중 내국인보다 공공 및 가로공간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소폭 높으며, 저녁 시간대에는 내국인 이용 비율이 더 높았다. 김해시는 전반적으로 주중, 주말 모두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공공 및 가로공간을 이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음성군의 경우 주말 일상생활 시간대(오전 9시~오후 6시)에 외국인이 공공 및 가로공간을 이용하는 비율이 내국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내외국인의 범죄 피해에 대한 인식 비교 분석
• 생활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
관악구 거주 외국인의 경우 생활공간 전반에 대한 긍정 응답이 80% 이상으로 3개 지역 중 가장 높았으나, 내국인은 여가공간에 대한 긍정 응답이 43.8%, 노동 및 업무공간 이미지의 긍정 응답은 24.6%로 외국인과 인식 차가 컸다. 김해시는 3개 지역 중 내국인의 생활공간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음성군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내외국인 모두 생활공간에 대한 긍정적 응답 비율이 낮았다.
• 범죄 피해의 심각성 및 가능성
범죄 피해의 심각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지역 간, 내국인과 외국인 간 편차가 나타났다. 우선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현재 살고 있는 동네보다 전반적인 한국 사회의 범죄 피해 심각성이 더 크다고 느꼈으며,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한국에 대한 범죄 피해 심각성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비교해 보면 관악구의 범죄 피해 심각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김해시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김해시와 음성군 거주민은 한국 전체에 대한 범죄 피해 심각성은 비교적 높게 인식하였으나, 현재 살고 있는 동네는 매우 낮게 인식하였다. 특히 김해시 거주 외국인의 범죄 피해의 심각성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 거주지역에서의 안정감 및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
현재 거주하는 지역에서 느끼는 심리적 편안함과 안정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체로 외국인은 거주하는 동네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내국인은 외국인보다 모든 지역에서 그 비율이 낮게 나타났으며, 특히 관악구에서 매우 낮게 나타났다. 김해시는 거주 동네에 대한 안정감이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80점 이상으로 나타난 반면, 관악구와 음성군은 내외국인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외국인이 인식하는 지역 및 한국에 대한 안정감은 관악구와 김해시의 경우는 거주 동네와 유사하게 높았으나, 음성군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주요 생활공간에서 느끼는 범죄 피해 두려움은 세 지역 모두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크게 나타났으며, 관악구 지역주민의 두려움이 컸다. 내국인은 주로 공공 및 가로공간에서 범죄 피해 두려움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인은 지역별 인식 차이가 있었으나 범죄 피해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
내외국인의 이용 행태 및 인식 조사에 기반한 외국인 밀집지역 근린환경 개선 필요
• 내국인과 외국인의 주요 생활공간의 이용 행태 차이로 인한 분리 및 상충 공간 발생
생활공간별 내외국인의 이용 행태를 비교한 결과, 내국인과 외국인의 생활공간별 이용 행태 차이가 나타났다. 주중 일상생활 시간대에는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주거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고, 야간에는 주중과 주말 모두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주거공간에서 활동하는 비율이 높았다. 소비공간과 여가공간의 경우, 세 지역 모두 주말 일상생활 시간대에 외국인의 공간 이용 비율이 높아졌는데, 이는 주중 일상 시간대에 외국인들이 노동/업무공간에서 활동하다가 주말에 소비공간과 여가공간으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공 및 가로공간에서는 내국인과 외국인의 이용 행태에 큰 차이는 없었으나, 내국인의 활동 비율이 소폭 높았다.
• 지역 간 거주민이 인식하는 생활환경에 대한 이미지 및 심리상태의 차이 존재
내국인은 외국인 밀집지역 생활공간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와 낮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있으며,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특히 관악구의 내국인은 범죄 피해에 대한 심각성·12불안감·두려움이 높게 나타났으며, 김해시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경향은 외국인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생활환경에 대한 이미지와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 등의 심리상태는 지역과 내외국인 간에 편차가 존재하므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 지역별 내국인과 외국인의 이용 행태 및 인식의 차이에 따른 차별화된 맞춤형 전략 필요
앞선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내외국인이 빈번하게 접촉하는 공공 및 가로공간에 대해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 원칙을 적용하여 범죄 예방을 강화하고, 주말 시간대에 소비공간과 여가공간에 외국인의 밀집에 대비한 치안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세 지역 간 생활공간별 내외국인의 이용 행태와 인식 정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동일한 공간·시설 조성 및 프로그램 지원은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중앙부처 및 지자체는 외국인 밀집지역의 물리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첫 단계로 미시적 공간 및 시설 단위에서 실태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외국인 밀집지역의 범죄 불안감을 낮추기 위한 근린환경 개선 측면에서 단기, 중·장기 지역 유형별 전략을 도출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법과 제도 개정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1) 행정안전부(2023)에 따르면, 외국인주민집중거주지역(외국인주민 1만명 이상 또는 인구 대비 5% 이상 시군구) 97개로 전년 대비 11개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세훈, 이영아, 김은란, 정소양. (2009). 다문화사회에 대응하는 도시정책 연구(Ⅰ): 외국인 밀집지역의 현황과 정책과제. 국토연구원.
- 이경훈. (1998). 환경특성과 범죄의 두려움간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모델. 대한건축학회 논문집, 14(12), 23-30.
- 임보영, 최창성, 허재석. (2023). 외국인 밀집지역의 근린환경 실태 분석: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관점에서. 건축공간연구원.
- 행정안전부. (2023). 2022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11월 8일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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