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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화재와 침수로부터 안전한가? - 머신러닝을 활용한 건축물 화재·홍수 위험 분석
- No.278
- 작성일 2024.04.25
- 조회수 1545507
- 조영진 연구위원
- 허한결 부연구위원
- 현태환 연구원
* 이 글은 조영진 외. (2023). 빅데이터 기반 건축물 화재 및 홍수 리스크 분석 모델 개발 연구.
기후변화와 사회변화에 따라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재난·재해 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건축물 노후화와 극한 호우 등으로 그 피해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건축물 피해는 보수보강 등의 조치를 한다면 사전 예방이 가능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건축물이 어떠한 재난에 얼마나 위험한지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는 공공데이터를 건축물 단위로 결합하고 머신러닝 기반 리스크 분석 모델을 개발하여 건축물의 화재와 침수에 대한 위험을 예측하였다. 예측 결과 분석 모델의 유효성과 활용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소규모 건축물이 화재와 침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물 대형 화재와 침수로 건축물안전 불안감 증폭
2024년 서천특화시장 화재와 2022년 여름 반지하주택 거주자들의 사망사고 등 건축물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재와 침수 사고는 많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인 건축물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이러한 불안감의 주요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향후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재난과 재해는 기후변화 및 도시화 등의 영향으로 발생 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극한 호우와 건축물 노후화 등에 따라 피해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정부, 지자체, 건축물 소유자·관리자·사용자가 사전에 건축물의 취약 요인을 인지하고 건축물의 화재 및 침수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건축물의 위험을 예측하는 재난·재해 리스크 분석
건축물 화재와 침수 등 재난·재해 피해 예측과 관련하여 다수의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다만 과거 연구들이 화재와 침수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였다면, 최근에는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피해 정도를 연계한 리스크 분석이 많이 수행되고 있다. 리스크 분석은 화재 및 침수 발생 가능성이 동일한 경우에도 예상되는 피해가 더 큰 경우를 판단할 수 있어, 단순히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보다 효용이 크기 때문이다. 정책의 관점에서는 재난과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을 투입할 때 근거자료로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 리스크 분석 모델인 Hazus-MH는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개발한 리스크 분석 프로그램으로 지진, 홍수,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 다양한 자연재해에 대한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를 추정하는 등 리스크 분석을 수행한다. 이와 유사한 방식의 RiskScape은 뉴질랜드의 GNS Science와 NIWA(National Institute of Water and Atmospheric Research)가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지진·홍수·태풍 등 재해에 대한 피해를 추정하고 리스크 분석을 수행한다. 이 같은 모델의 리스크 분석 결과는 그 나라 정부와 지자체가 재난·재해에 대한 대응계획을 수립할 때 정책 결정의 근거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제4차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으로 리스크 분석은 더욱 고도화되고 있으며, 빅데이터의 등장에 따라 활용 가능 데이터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공공데이터를 개방하고 있으며, 의사결정나무·랜덤포레스트 등 머신러닝 알고리즘들과 RNN(Recurrent Neural Network)과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등 딥러닝 알고리즘의 개발이 리스크 분석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건축물 화재 및 침수 리스크 분석 모델 개발
• 건축물 화재 피해 현황
서울시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2만 8,266건의 건축물 화재피해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2만 7,438건의 건축물 침수피해 데이터를 검토하였다. 피해액 기준으로 보면 건축물 화재의 경우 10만 원 미만의 소규모 피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액 100만 원 이상 대규모 피해도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건축물 침수 피해액의 경우 100만 원부터 200만 원 사이의 피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볼 때 건축물 화재의 경우 피해금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경우와 큰 경우로 나뉘는 극단적인 형태를 보인다. 반대로 건축물 침수 피해는 평균적인 피해금액대에 피해액 분포가 몰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건축물 화재 리스크 분석 모델
본 연구의 건축물 화재 리스크 분석 모델은 머신러닝 중 하나인 랜덤포레스트를 사용하였다. 랜덤포레스트는 의사결정나무 알고리즘의 진화된 버전으로 여러 개의 의사결정나무를 활용하는 앙상블 학습 기법 중 하나이다. 모델 학습을 위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서울시의 건축물 화재발생 및 피해액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화재피해 데이터는 피해액을 기준으로 피해액 20만 원 이상은 피해 심각, 20만 원 미만은 경미한 피해로 구분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모델을 학습시키고 높은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변수의 선정이 중요하다. 독립변수 구축을 위해 건축물 단위로 건축물대장과 화재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변수와 피해액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변수를 조사하여 모두 활용하였다. 변수들을 그룹화하면 크게 도시환경 특성 관련 변수, 사회환경 특성 관련 변수, 기상 특성 관련 변수로 나눌 수 있다. 도로 연결성, 도로 폭 등 건축 및 도시환경 특성 관련 변수는 모두 건축물의 화재 피해액과 직결되는 요소이다. 건축물 자체 특성과 관련된 변수는 화재의 발생과 피해액 모두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인구 통계 및 날씨 특성과 관련된 변수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든 입력데이터는 이상치 제거, 결측치 제거 등 데이터 전처리 과정을 수행하였다. 건축물 자체 특성에 해당하는 데이터는 건축행정정보를 사용하였으나 과거 건축물대장이 수기로 작성된 건축물의 경우 이상치 혹은 결측치가 많아 이 같은 과정이 필수적이다. 화재 피해액의 경우 피해금액이 최소 0원부터 최대 약 716억 원까지 기입되어 있기 때문에 전술한 것처럼 20만 원을 기준으로 피해가 큰 경우와 경미한 경우로 분류하여 모델 학습을 수행하였다.
• 건축물 침수 리스크 분석 모델
건축물 침수 리스크 분석 모델의 경우 딥러닝 모델 중 하나인 TabNet Classifier를 사용하였다. TabNet Classifier는 표 형식의 데이터에 특화된 딥러닝 알고리즘인 TabNet 중 데이터 분류를 위해 사용되는 모델이다.1)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로, 종속변수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시에서 발생한 건축물의 침수 피해액 자료를 사용하였다. 독립변수로 건축물대장과 침수에 영향을 미치는 경사, 고도 등 지형 관련 변수와 홍수민감지도 데이터를 건축물 단위로 연계하여 사용하였다. 침수 피해액은 300만 원 이하와 300만 원 초과 두 가지로 구분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건축물 침수피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또한 건축물 화재피해와 마찬가지로 피해 발생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와 피해액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그리고 둘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구분할 수 있다. 건축물 자체 특성과 관련된 변수는 침수 발생 및 피해액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건축 및 도시환경 특성과 관련된 변수는 대부분 침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된 데이터 중 소유역, 구조, 주용도 등 카테고리컬 변수는 원-핫 인코딩을 통한 전처리 과정을 수행하였다.
• 모델 검토 및 정확도 평가
모델 학습 결과 화재 리스크 분석 모델의 정확도는 78%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침수 리스크 분석 모델의 정확도는 88% 수준으로 나타났다. 건축물 화재 리스크 분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도로 연결성, 인구수, 온도 등으로 나타났으며, 건축물 침수 리스크 분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건축물의 용도가 단독주택인지 여부, 건축물 높이, 건축물의 구조가 기타콘크리트구조인지 여부 등으로 나타났다. 리스크 분석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이 건축물의 화재 및 침수 리스크를 높인다는 의미는 아니나, 향후 해당 요소들이 왜 리스크에 영향을 주는지 중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건축물 단위 화재 및 침수 리스크 모델 활용
학습시킨 건축물 화재 리스크 분석 모델과 침수 리스크 분석 모델을 이용하여 서울시 관악구 지역 건축물에 대하여 화재 및 침수 리스크 분석을 수행하였다. 관악구에는 총 3만 2,079동의 건축물이 있으며, 화재 리스크가 높은 건축물은 총 8,405동, 침수 리스크가 높은 건축물은 총 446동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건축물 중 약 26%의 건축물이 화재 리스크가 높은 건축물로 분석되었으며, 약 1.5%의 건축물이 침수 리스크가 높은 건축물로 도출되었다. 최종적으로 건축물 단위로 데이터를 결합하고 공간정보화 하였다.
건축물 화재 리스크 분석 결과와 침수 리스크 분석 결과는 모두 건축물 단위로 작성되었기 때문에 건축물 단위로 중첩할 수 있다. 즉, 본 연구에서 개발한 리스크 분석 모델을 활용하면 화재와 침수 리스크가 모두 높은 건물과 리스크가 모두 낮은 건축물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분석 결과 서울시 관악구의 건축물 중 화재와 침수 리스크가 모두 높은 건축물은 48동으로 전체 건축물 중 약 0.15%를 차지하고 있으며, 화재와 침수 리스크가 모두 낮은 건축물은 2만 3,276동으로 전체의 약 72.5%를 차지하고 있다.
본 연구의 결과 제시된 리스크가 높은 건축물은 대부분 「건축물관리법」,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에 따른 의무 점검 대상 건축물보다는 규모가 작은 소규모 건축물로 나타났다(조영진 외, 2023, p.114). 즉 현재 안전에 취약한 건축물은 법적 의무점검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로, 향후 이 같은 건축물의 통합예방안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관련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1) Github. https://github.com/dreamquark-ai/tabnet(검색일: 2023.6.20.)
- 조영진, 허한결, 안의순, 류수연, 송유미, 현태환 외. (2022). 빅데이터 기반 건축물 화재 예측 모델 개발 연구
- 조영진, 허한결, 송유미, 현태환. (2023). 빅데이터 기반 건축물 화재 및 홍수 리스크 분석 모델 개발 연구
- Github. https://github.com/dreamquark-ai/tabnet(검색일: 2023.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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