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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베이비부머의 지역사회 지속거주(AIP) 인식과 주거 수요 - 7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 No.276
  • 작성일 2024.03.28
  • 조회수 1850946
  • 윤진희 부연구위원
  • 변은주 연구원
  • 방재성 부연구위원

* 이 글은 인구구조변화 대응 고령친화 커뮤니티 조성 지원사업의 고령사회 돌봄-주거정책 기반자료

구축의 일환으로 진행한 베이비부머 AIP 인식 및 지역사회 정주욕구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함

다양한 주거 수요를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인구 대거 편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역사회 지속거주(Aging in Place: AIP) 정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정주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선제적 탐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노인이 살아온 익숙한 주거 환경에서 독립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 기반 의료-돌봄 관련 주거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노인주거 서비스 모델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인구 진입

기대수명 증가로 인한 인구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나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사회를 일컫는 ‘고령사회’로 진입 이후 약 8년 만인 2025년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특히 1955년에서 1963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고령인구 대거 편입은 2020년을 기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35년 전체 고령인구의 약 4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기존의 전통적인 노인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고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인구·사회적 특성을 보일 뿐 아니라, 자녀의 부양을 기대하지 않고 이전부터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세대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초고령사회 대응 정책 대안으로 고령자가 거주하던 익숙한 곳에서 나이 들며 독립적인 생활의 기간을 연장시키는 지역사회 지속거주(Ageing In Place: AIP) 전략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자층의 상당수를 차지하게 될 베이비부머 세대의 AIP 인식 및 정주욕구 설문조사를 통해 고령자 주거지원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자가를 소유한 고졸 이상의 건강한 공동주택 거주자

설문조사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지역사회 지속거주 인식 및 정주욕구 탐색을 위해 전국 7대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1955년부터 1963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부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1,344명이 응답하였다.1)

베이비부머의 97.5%가 고등학교 졸업 또는 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으며, 전체의 65.7%가 (전문)대학교 졸업 또는 그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있는 특성을 보였다. 무주택자는 단 9.0%로 응답자 10명 중 9명(91.0%)이 1채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거주주택의 평균 주택 전용 면적은 30.3평으로 대부분 자가 형태(76.9%)로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 비율은 13.4%로 대부분의 응답자(86.6%)들은 배우자 또는 1명 이상의 가족과 살고 있었다.





[Ageing: 나이듦의 인식] 노후의 시작은 은퇴 시점부터, 그러나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니다’

노인에 대한 연령 기준은 다양하다. 현재 주택연금에서 노인 연령 기준은 55세이며,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기준은 63세(1961~1964년생 대상)에서 65세(1969년생 이후)로 지급연령이 상향조정 되어 왔다(법률 제8541호 부칙 제8조). 현재 「노인복지법」의 연령 기준은 만 65세이다. 은퇴 시기 즉, 경제·사회적 활동과도 맞물려 있는 노인에 대한 연령 기준은 기대수명의 증가, 생애주기의 변화 등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법적·사회적 노인에 대한 기준뿐만 아니라 노인 스스로가 자신을 노인으로 인식하는 시기, 국가에서 돌봄이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시기 등은 노인의 사회·경제적 참여 및 활동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정책 수요자가 생각하는 고령 관련 정책의 시기 등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베이비부머들은 ‘노후 시작 시기’를 묻는 질문에 ‘직장에서 은퇴하는 시기’(34.4%), ‘공적연금(국민, 노령연금 등)이 지급되는 시기’(29.5%)를 1, 2위로 꼽았다. 이는 제도·정책으로 인한 연령 기준이 개인이 노후 시작 시기를 판단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외 ‘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기’(21.3%)라는 주관적 응답도 있었으며, 반면 전통적인 노인의 기준으로 여겨지던 ‘환갑’(8.0%)은 더 이상 노후의 시작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 스스로를 노인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베이비부머 전체 응답자 중 84.8%가 ‘아니다’라고 응답하였으며, 65세 이하 그룹의 경우 90.8%가 자신이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 은퇴 시기와 공적연금 지급 시기를 지난 65세 이상 그룹의 경우 65세 이하 그룹보다는 낮은 비율인 75.2%가 자신을 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이’에 대한 질문에는 평균 69.9세(중간값 70세)라고 응답하였다. 65세 이하 그룹의 경우는 69.5세, 65세 이상 그룹의 경우 70.7세라고 응답하여 현재 보편적 노인의 연령 기준으로 볼 수 있는 65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나이’에 대한 질문에 대한 응답은 평균 75.7세(중간값 75세), ‘국가의 도움과 지원이 중요해지는 나이’는 70.7세(중간값 70세)로 나타났다.



[In: 공간 범위] 지금까지 살아온 집 또는 도보 20분 내 익숙한 동네에서 나이 들고 싶다

지역사회 지속거주 희망 여부의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65.5%가 ‘지금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고 응답하였다. 건강이 나빠져 거동이 불편해진다고 하더라도 응답자 41.7%는 여전히 현재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살고 싶다고 답하였다. 이러한 고령자의 지역사회 지속거주에 대한 정주욕구는 국내외 여러 선행연구의 결과와도 맥을 같이한다. 그러나 지역사회 지속거주를 의미하는 AIP의 공간 범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좁은 의미에서는 자신이 살던 집, 즉 주택을 의미할 것이고, 넓게는 자주 가는 마트 등의 생활권을 포함한 ‘장소’적 의미일 뿐만 아니라 친숙한 인간관계 및 커뮤니티 등 시간 및 관계를 포함한 ‘공간’을 의미한다.
지역사회 지속거주의 공간 범위에 대한 질문에 ‘현재 거주하는 집’이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56.8%였으며, 주택이라는 공간 범위보다는 ‘현재 거주하는 동네’라는 생활권 개념을 포함한 응답이 43.2%로 나타났다. 지속거주를 원하는 지역사회의 범위인 ‘동네’의 공간적 범위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95%가 도보 20분 범위의 지역을 자신에게 익숙한 지역사회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주하는 주택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경향은 65세 이상 남성 응답자에게, 다른 집으로 이사하더라도 자신이 거주하던 익숙한 동네를 벗어날 수 없다고 응답한 경향은 65세 이상 여성 응답자에게 더욱 높게 나타났다.



현재 거주하는 집, 동네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은 이유로 ‘가족과 친구’(24.5%), ‘익숙함’(21.9%) 때문이라는 응답이 많았으나, 종합 순위로는 ‘대중교통, 편의시설 등이 편리한 도심에 살기 위함’(61.9%)이나 ‘의료·건강 시설과 접근성’(58.0%)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살던 동네에 계속 거주하고 싶으나 주택을 이동하여 노후를 보내고 싶은 이유로는 ‘현재 주택이 노후해서’(32.1%), ‘주택 유형을 바꾸기 위해’(23.9%), ‘노후를 보내기에 현재 주택의 시설이나 설비가 부족해서’(13.4%)라고 응답하였다. 아예 살던 동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싶은 이유는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서 살기 위해서’(54.7%), ‘주거비용이 더 저렴한 곳에서 살기 위해서’(14.7%), ‘의료·건강시설이 가깝고 좋은 곳에서 살기 위해서’(10.1%) 순으로 나타났다.





[Place: 주거환경] 주택 개조는 아직 글쎄... 동네에 의료시설, 공원은 필수

노인에게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원하는 이유는 익숙한 공간과 시설, 관계에서 느끼는 친밀감과 안정감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응답자는 거동이 불편하여도 현재 살고 있는 집 또는 동네에서 여전히 거주하기를 원하였다(41.7%). 그러나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주택 개조가 필요하냐는 의견에 32.7%만이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아직 자신이 건강하다고 느끼는 베이비부머들에게 주택 개조가 체감할 수 있는 주거 지원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60대 전반, 소득 300만 원 미만의 단독가구 거주 미혼 여성일수록 주택 개조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살 주택 개조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노화·질병으로 신체·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성 보강’이 48.1%로 가장 높았으며, ‘적절한 채광, 환기,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주택의 쾌적성 보강’(29.0%), ‘생활의 편리를 강화하기 위한 주택의 자동화 보강’(16.4%) 순이었다. 또한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7.0%)은 현 거주 주택을 노후를 보내기 위해 개조한다면 사적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긍정적으로 응답하였으며, 최대 지불 가능 금액은 평균 1,686만 원으로 나타났다.



노후를 보낼 새로운 집으로 이사 시 희망하는 주택 유형으로는 ‘일반 아파트’가 36.6%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실버타운·실버주택 등 의료요양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설’(31.0%), ‘일반 단독주택’(23.6%)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파트 거주자는 여전히 일반 아파트를, 일반 단독주택 거주자는 일반 단독주택을 희망한다는 점에서 이 또한 익숙한 유형을 선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60대 전반은 일반 아파트 희망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60대 후반은 실버타운·실버주택 등 의료요양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설을 희망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는 노인의 경우 실버타운·실버주택 등 의료요양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는 기존의 연구들과 차이를 보이며, 60대 후반부터는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의료요양서비스가 지원되는 시설로의 이동도 고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건강 및 의료 지원에 대한 수요는 베이비부머 정주욕구의 특징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 현 거주지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신체적 건강 지원’(39.8%)이 꼽혔다. 또한 가장 필요한 시설은 ‘보건의료기관’(49.1%)과 ‘공원’(15%)이 각각 1, 3위로 나타나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후를 보낼 주거환경에서 건강 관련 시설 및 공간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사회 내 의료-요양서비스 지원 및 다양한 서비스주택 공급 필요

2020년 노인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 유지 시 65세 이상 전체 응답자의 83.8%가 현재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를 희망하였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진행한 75세 이상 노인 대상 사례조사 인터뷰의 경우에도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기를 희망하였으며, 새로운 지역 또는 주택으로 이사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렇게 선행 연구에서 나타난 전통적인 노인들의 수요와 마찬가지로, 이번 7대 광역시 거주 베이비부머 역시 지역사회 지속거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우 주거환경에서 ‘의료와 건강시설과의 접근성’ 및 ‘의료요양서비스 지원’을 AIP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으며, 이와 함께 실버타운 및 노인전용 서비스 주택 등 공동노인주거시설로의 이동 수요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노인의 경우 자신이 살던 주택에서 거주하다 거동이 불편해지면 주택에서 요양시설로, 다시 요양병원으로 비자발적 이주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노후에 대한 개인적 인식과 가족 돌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노인의 주거 선택권에 대한 고려는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낮은 거주지 선택권은 노인의 삶의 질 하락뿐만 아니라 높은 사회적 비용까지 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주거 수요를 가진 신(新)노인층, 즉 베이비부머 세대 고령인구의 증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다양한 노인주거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지역사회 지속거주 정책의 확산에 있어 노인이 살아온 익숙한 주택 및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을 유지하며 의료-돌봄 관련 주거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노인주거 서비스 모델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1) 설문조사는 2023년 8월 25일부터 9월 8일까지 약 2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고령자 주거환경과 관련하여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 사이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1차 설문조사는 7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실시되었고, 2024년 비도시지역을 대상으로 2 예정이다. 응답자의 거주 지역(수도권/비수도권), 성별(남/녀) 및 연령구간(65세 이하/이상)의 할당을 두고 . 1,344 , 문항은 응답자 개인의 건강 상태, 가구 특성 및 소득, 거주 지역 및 기간,  (Ageing), (In), 래의 (Place) 한다.

  • 김세진, 이선희, 남궁은하, 이윤경, 백혜연, 신혜리, 이상우. (2021). 한국 노인의 삶과 인식 변화 - 노인실태조사 심층분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남찬섭. (2023). 노인은 왜 ‘65세’부터일까. 월간참여사회, 304호. https://www.peoplepower21.org/magazine/1932172
  • 박미선. (2022).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주거정책 방향. 국토, 493호, 6-12. 국토연구원.
    이윤경, 강은나, 김세진, 변재관. (2017).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를 위한 장기요양제도 개편 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이태석. (2022).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 KDI FOCUS, 제115호. https://www.kdi.re.kr/research/focusView?pub_no=17653
  • 하성규. (2022). 초고령사회 주거정책, 갈길을 묻다. 국토, 493호, 2-4. 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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