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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물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 No.309
  • 작성일 2026.04.09
  • 조회수 71
  • 박종훈 부연구위원
  • 송유미 부연구위원
  • 이은석 연구위원

* 이 글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총량 제한 기준 및 운영(안) 마련',
국토안전관리원(2025 수탁과제) 중 일부 내용을 정리하여 작성함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는 국가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적이고 실효성 있는 수단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 시범사업 외에는 국가적인 실행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는 현행 총량제 법·제도의 한계와 가능성을 파악하고, 일본과 미국 사례에서 얻은 시사점을 통해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및 하위법령을 중심으로 한 제도 개선 방향을 도출하였다. 구체적으로 ①국가-지자체 간 관리 주체의 역할 명확화, ②실행력 담보를 위한 벌칙 신설, ③민간 그린리모델링 확산 및 지원 사업화 연계, ④데이터 기반 통합 정보체계 고도화 방안이 필요함을 제안하였다.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 도입의 필요성

• 국가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시급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 기조에 따라 대한민국은 2050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상향 설정하였다. 이 중 건물 부문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배출원으로, 2035년까지 2018년 배출량보다 최대 2분의 1 이상(53.6~56.4%)을 줄여야 한다.


•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란?

이런 도전적인 감축목표가 주어졌음에도, 현재 국가의 건축물 온실가스 감축은 그린리모델링 지원사업과 자발적인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건축물의 70~80%를 차지하는 기존 건축물의 배출량 감축에 이 사업들이 얼마나 기여하였는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 지원 방식을 벗어난, 적극적인 감축관리 제도가 요구된다. 최근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총량제는 이미 2013년에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이하 「녹색건축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된 바 있다. 

아직 법적 정의는 없으나 법문으로 파악할 수 있는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는 지역단위나 개별적인 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서 일정 기간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표준배출량 수준을 유지하도록 법제도와 지원사업을 연계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 총량제는 서울시가 시범 운영 중이나, 이제 국가에서 나서야 할 때

국가적인 총량제 실행은 아직 없으나, 서울시에서 기후동행건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후동행건물 우수상 시상,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 시스템 운영 등 온실가스 총량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초기인 상황에서 서울시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대규모 건축물의 참여가 저조하고, 배출량이 많은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그린리모델링)과의 연계도 쉽지 않다. 이제 국가적으로 건물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관리를 관장하는 정부의 총량제 실행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단계에 왔다.


총량제 도입을 위한 법제도 현황

•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의 근거 법령은?

「녹색건축법」은 직접적으로 건축물 단위 총량제를 근거하는 유일한 법령으로, 법 제11조(지역단위) 와 제12조(개별단위)는 각각 시·도지사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건축물의 에너지소비 총량을 설정· 관리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총량제 대상으로서 공공이나 민간, 기존과 신축 건축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에 대한 조항들도 마련되어 있어 건축물 총량제를 위한 중요한 구성요소가 이미 명문화되어 있다.



• 총량제 실행을 위해서는 「녹색건축법」의 개선이 필요

「녹색건축법」상 정보체계인 공공건축물에너지통합정보체계(Public Energy Information System: PEIS)와 녹색건축포털을 활용하여 초기 총량제 관리와 운영이 가능하다. 「녹색건축법」 제18조에 따라 구축된 PEIS는 전국 공공건축물의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관리·분석할 수 있는 체계로서 향후 민간으로 확대하여 총량제 정보를 관리하고, 제도를 총괄하는 시스템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녹색건축포털은 공공은 물론 민간(일부)에 대한 건축물 에너지 평가서를 공개하는 정보체계로, 총량제를 모니터링하고 지자체와 개별 건축물 단위에서 총량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이다. 「녹색건축법」은 총량제 도입을 위한 지원·벌칙·표시제도 모두 포함한 완결형 구조 또한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녹색건축법」은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의 도입과 운영을 위한 근거법으로 타당하다. 하지만 총량제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 현행 규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총량제 주체·대상· 지원·벌칙 등 세부사항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일본 도쿄도, 미국 뉴욕시의 총량제 운영 사례

일본 도쿄도와 미국 뉴욕시는 총량제 실행에 있어 강력한 규제 조항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규제(벌금 부과 등)가 실행된 사례는 극히 드물며, 지원 정책을 통해 자발적 감축을 이끌어내고 있다.


• 일본 도쿄도의 Cap and Trade 제도: 컨설팅 및 인센티브 중심의 유도형 모델

도쿄도는 2010년부터 대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총량 삭감 의무를 부과하는 ‘Cap and Trade’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목표 미달성 시 ‘이행명령 발동 → 위반 사실 및 건물명 공표 → 과태료 부과 및 초과분 강제 징수’로 이어지는 3단계의 강력한 행정처분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제도 도입 후 10년이 훌쩍 넘었음에도, 현재까지 2단계(위반 사실 공표)나 3단계(과태료 부과) 제재가 실제로 집행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는 대상 건물의 90% 이상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며, 총량의 제한기준이 되는 베이스라인(표준배출량)이 대상 사업장과의 논의를 통해 달성 가능하게 설정되고, 5년에 한 번씩 목표량이 재조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세밀한 행정적 지원이 도쿄도가 총량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도쿄도는 규제 대상 건물에 전문가를 파견하여 에너지 진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고효율 설비 도입 시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한다. 또한 건물주와 임차인이 협력하여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우수 사례를 포상하는 등 ‘징벌’이 아닌 ‘독려’를 통해 실질적인 감축을 이끌어낸다. 

총량 규제를 통한 벌금은 최후의 수단이 되며, 규제 전에 관리하는 지원사업을 통해 자발적인 감축을 돕는 것이 실질적인 정책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 미국 뉴욕시의 Local Law 97 제도: 강력한 법제화 이면의 전방위적 지원 모델

뉴욕시는 2019년 제정된 ‘Local Law 97(LL97)’을 통해 약 2,322㎡ 이상의 건축물에 용도별 온실 가스 배출 한도를 부여하고, 2024년부터 초과 시 톤당 268달러의 강력한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였다. 도입 초기에 큰 벌금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컸으나, 현재까지 실제로 벌금이 부과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에 뉴욕시는 전담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여, 건물주에게 무료 기술 컨설팅과 자금 조달 방안을 밀착 지원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한 건물주가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해 선의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증명하거나, 물리적·재정적 한계가 입증될 경우 벌금 부과를 2년간 유예해 주는 등 규제의 칼날보다는 개선을 돕는 지원책으로 시장의 수용성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리모델링 전략과 사업들을 마련하여 이를 지원하는 정책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 규제는 '최소한의 동력', 실질적 해법은 '유연한 지원'

도쿄도와 뉴욕시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총량제 도입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총량제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녹색건축법」상에 ‘과태료 부과’와 같은 명시적인 제재 조항을 신설하여 제도 참여를 유도하는 최소한의 법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은 필수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즉각적인 처벌을 유예하고, 건축물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 컨설팅, 민간 그린리모델링 보조금 등의 재정적 지원, 우수 건축물에 대한 보상 등 지원과 인센티브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총량제는 규제 정책이 아니라, 민간의 녹색 투자를 돕고 지원하기 위한 정책 플랫폼으로 작동해야만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우리나라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가 작동하려면?
국가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단순 규제 중심의 접근을 탈피하고 시장의 수용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지원 중심의 유도형 규제로 제도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한 총량제 근거법으로서 「녹색건축법」은 ‘총량의 설정–관리–정보시스템–지원체계–벌칙’의 전 주기를 포괄할 수 있는 법적 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 부문 총량제를 실행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포괄적인 법적 기반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총량제 시행을 위한 근거법으로 타당하였으나, 현행 규정만으로는 정책 추진 실효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개선 방향은 아래와 같다. 

국토교통부가 지역별 총량관리를, 지역에서 개별 건축물 총량관리를 하도록 개선

데이터에 기반한 에너지 소비 총량 제한 기준 설정은 국토교통부가 주체가 되도록 개선이 필요하며, 개별 건축물의 총량관리는 지역 내 개별 건축물에 대한 관리이므로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별 총량관리는 전체 총량관리를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지역 내 협의는 지자체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개선해야 한다.


총량제가 온실가스 감축에 실질적 기여를 하도록 지원사업 연계 및 인센티브를 강화

기존 건물 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원사업인 기존 건축물 대상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운영 중인 사업이므로 진입에 어려움이 없고, 총량제 달성 수단으로서 그린리모델링을 활용하게 되었을 때의 상생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총량 제한 기준에 미달하는 건축물을 그린리모델링 사업의 대상이 되도록 함으로써 지원을 통한 총량제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 한편, 총량 제한에 미달되는 우수 건축물은 보조금 지원, 세제·인허가 완화 등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EIS와 녹색건축포털 시스템 연계로 총량관리·운영을 위한 정보체계를 일원화

총량제 도입과 운영을 위해서는 대상 건축물들에 대한 정보 구축이 요구되므로, 신규 정보체계를 마련하기보다는 기존의 PEIS와 녹색건축포털의 DB를 서로 연계함으로써 공공과 민간, 신축과 기축에 대한 건축물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구축하고 관리해야 한다. 또한 이들 정보체계는 총량제 운영을 위한 시스템으로서 표준배출량을 정하고, 이 기준에 따른 건축물의 총량 제한 여부 평가에 활용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벌칙 규정 신설을 통해 최소 규제와 강력한 신뢰성 부여

지역 또는 개별 건축물에 대한 에너지 소비총량 정보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보고하는 등 총량제 목적을 훼손하고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 시 이에 대한 사실을 공표하거나 시정명령 조치가 이루어지고, 최소한의 벌금도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가 신설되어야 한다. 실제로 벌금이 부과된 사례가 없지만 총량제를 운영하는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법 규정에 벌금 부과가 포함되어 있는 만큼, 제도의 강력한 신뢰를 주기 위해서라도 벌칙 규정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건축물 에너지 소비 총량제의 성공적인 도입과 안착은 규제의 칼날을 날카롭게 세우는 것에 있지 않고, 그 규제가 민간의 능동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어떻게 유연하게 연계될 수 있는지를 법·제도적으로 설계하는 데 달려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향후 관계 법령 개정 및 세부 정책 수립 과정에 실효성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 국토교통부. (2024). 제3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 운영 등에 관한 지침. 환경부고시 제2024-23호. 2024.2.1. 일부개정.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개선기준. 국토교통부고시 제2024-893호. 2024.12.30. 타법개정.

-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법률 제20849호. 2025.3.25. 일부개정.

-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법률 제21065호. 2025.10.1. 타법개정.

- 녹색건축포털 그린투게더. 우리집 에너지 서비스. https://www.greentogether.go.kr/

- 「에너지이용 합리화법」. 법률 제21065호. 2025.10.1. 타법개정.

-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법률 제20229호. 2024.2.6. 일부개정.

- 온실가스 목표관리 운영 등에 관한 지침. 환경부고시 제2025-62호. 2025.4.11. 일부개정.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공간연구원, 강원대학교. (2025).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소비 총량 제한 기준 및 운영(안) 마련. 국토안전관리원.
建築物のエネルギー消費性能の向上等に関する法律(平成二十七年法律第五十三号)

- 地球温暖化対策の推進に関する法律(平成十年法律第百十七号)

- the City of New York. (2019). LOCAL LAWS OF THE CITY OF NEW YORK FOR THE YEAR 2019 No.97.

- Tokyo Metropolitan Government. (2025). Tokyo Cap-and-Trade Program - Efforts toward a “Zero Emission Tokyo”. 도쿄도청 내부자료. 

- 2026 Urban Green Council. (2026). LL97 in Focus: Jumpstarting multifamily building upgrades. https://www. urbangreencouncil.org/ll97-in-focus-jumpstarting-multifamily-building-upgrades/(검색일: 20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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